인스타 0에서 시작하기 — 금지어 투성이인 서비스의 콘텐츠 전략 — 프라이밋 메이커스로그
소개팅, 만남주선, 이성매칭 — 이 단어를 하나도 못 쓰는 서비스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방법. 4주, 12개 포스트, 그리고 얼리멤버 모집까지.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고 첫 포스트를 올릴 준비를 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금지어 목록을 정하는 거였다.
소개팅. 만남주선. 이성매칭. 1:1 매칭.
이 단어들은 쓰면 안 된다. 앱스토어 심사에서 막히고, PG사 결제 연동이 안 되고, 카카오채널 신청도 반려된다. 콘텐츠에서도 같은 키워드가 쌓이면 나중에 광고 집행할 때 문제가 생긴다.
근데 이 단어들을 빼면, 대체 무슨 말로 이 서비스를 설명하지?
설명하지 않는 전략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프라이밋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러다가 방향을 바꿨다. 설명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에서 잘 되는 콘텐츠가 “우리 서비스는 이런 기능이 있어요”가 아닌 건 누구나 안다. 근데 그게 단순히 마케팅 원칙이기만 한 게 아니었다. 프라이밋의 경우에는 설명할 수 없어서 설명하지 않는 방향이 맞았다.
“결이 맞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감정.
“앱이 너무 많은 시대에 지쳤다”는 피로.
“퇴근하면 혼자인 느낌”에 대한 공감.
이걸 건드리면 된다. 프라이밋이 뭔지 굳이 말 안 해도, 어떤 사람들이 이 콘텐츠에 멈출지 대략 안다.
12개 포스트, 4주 계획
톤앤매너를 먼저 정했다.
절제·암시·자신감. 설명보다 암시. 이모지 최소. 흥분 금지. CTA도 “지금 신청하세요”가 아니라 “합류를 고려하고 있다면”으로.
콘텐츠 유형은 세 가지로 분류했다.
- 브랜드(B) — 프라이밋 직접 언급. 심사제, 매니저 운영, 얼리멤버. 12개 중 4개.
- 트렌드(T) — 요즘 흐름·현상을 짚고 마지막에 브랜드 슬쩍. 직장인 커뮤니티 트렌드, 앱 피로도, 유료 커뮤니티 등. 4개.
- 라이프스타일(L) — 공감과 감성. 어른 친구 사귀기 어려운 것, 퇴근 후 혼자인 느낌, 좋은 대화가 그리운 밤. 4개.
4주에 걸쳐 흐름을 설계했다.
| 주차 | 방향 | 예시 |
|---|---|---|
| 1주 | 존재 선언 | “프라이밋이 여기 있습니다” / “어른이 되면 친구 사귀기 어렵다” |
| 2주 | 결이 맞는다는 것 | “결이 맞는 사람이란” / “커피챗, 실리콘밸리에서 서울로” |
| 3주 | 프라이밋답다는 것 | “모든 분을 모시지 않습니다” / “앱이 너무 많은 시대” |
| 4주 | 첫 문 열기 | “좋은 대화가 그리운 밤” / “얼리멤버가 된다는 것” |
카드뉴스를 코드로 만든다
포스트 형식은 카드뉴스다. 7장짜리 슬라이드.
처음에는 피그마로 만들까 했는데, 반복 작업을 생각하니 코드가 맞았다. HTML + CSS로 슬라이드를 만들고, 브라우저 스크린샷으로 이미지를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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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폴더/
├── card-news.html ← 7슬라이드 HTML (1080×1350px)
├── chatgpt-image-prompts.md ← 슬라이드별 실사 이미지 프롬프트
├── instagram-caption.md ← 캡션 + 해시태그
└── chatgpt-images/ ← 생성된 이미지 드롭 폴더
디자인 시스템은 한 번만 잡으면 된다. 이후 포스트는 텍스트만 바꾼다.
- 폰트: Noto Serif KR (제목), Noto Sans KR (본문), DM Sans (영문 레이블)
- 컬러: 크림
#FAF8F5/ 다크#1C1C24/ 골드#C9A96E - 슬라이드 크기: 1080 × 1350px (인스타그램 세로형)
실사 이미지는 ChatGPT로 생성한다. 슬라이드마다 프롬프트를 미리 써두고, 배경에 낮은 불투명도로 깔면 텍스트 오버레이와 잘 맞는다. 한 포스트당 3장 정도만 생성하고 나머지는 CSS 그라디언트로 처리한다.
“모든 분을 모시지 않습니다”가 왜 중요한가
7번째 포스트 제목이다. 이 포스트가 이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프라이밋이 심사제를 운영하는 이유는 단순히 “좋은 사람만 받겠다”는 게 아니다. 커뮤니티의 수준이 곧 서비스의 가치다. 진입 장벽이 있어야 내부가 좋아진다.
근데 이걸 “우리는 엄격해요”로 말하면 반감이 생긴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모든 분을 모시지 않습니다.”
거절당할 수 있다는 걸 선언한다. 그러면 오히려 들어가고 싶어진다. 사람의 심리가 그렇다.
이 포스트는 동시에 우리가 어떤 서비스인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말하는 브랜드 포스트이기도 하다. 금지어 없이.
11번 포스트에서 광고를 건다
콘텐츠 12개 중 11번이 “얼리멤버가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유료 광고를 집행할 계획이다.
왜 11번이냐. 10개 포스트를 쌓은 다음에 CTA를 때리는 게 순서다. 계정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광고를 돌리면 신뢰가 없다. 콘텐츠가 쌓인 계정이 광고를 돌려야 전환이 생긴다.
타겟은 서울/경기 25-35세 직장인. 관심사 네트워킹·커리어.
얼리멤버 혜택은 두 가지다. 커피챗 이용권 무료 + 우선 심사. 선착순이라는 걸 명시한다.
지금까지 올린 것
- 1~6편: 4월 중 완료 (브랜드 론칭 → 라이프스타일 → 트렌드 → 커뮤니티 결 → 커피챗 문화 → 도시 직장인)
- 7편: 4월 30일 — “모든 분을 모시지 않습니다”
- 8~12편: 5월 2일~12일 예정
12개 포스트가 다 올라가면 인스타그램 계정이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갖게 된다. 프라이밋이 왜 존재하는지, 어떤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인지, 왜 지금 들어오는 게 좋은지.
광고 없이도 설득력 있는 계정이 되는 게 목표다. 광고는 그 다음에 붙는 연료다.
정리
금지어 투성이인 서비스를 마케팅할 때,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 금지어를 피해가며 서비스를 설명한다.
- 서비스 설명 자체를 포기하고 감정과 공감을 건드린다.
2번이 맞다. 그리고 2번이 더 잘 된다.
“어디서 만났어?”라는 질문에 자연스럽게 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면, 그 서비스를 설명하는 콘텐츠도 그 감정에서 출발해야 한다.
프라이밋: primeet.co.kr
인스타그램: @primeet.official
메이커스로그 시리즈:
- 1편: 소개팅앱이라는 말이 싫어서 직접 만들었다
- 이번 글: 인스타 0에서 시작하기 — 금지어 투성이인 서비스의 콘텐츠 전략
- 2편 예고: 앱스토어에 올릴 수 없는 앱은 어떻게 출시하나 — 규제와 포지셔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