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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그레이스클럽 파티 후기 — 첫인상은 15초가 아니었다

토요일 오후 오픽 시험 후 신촌 그레이스 클럽 파티. 첫인상으로 판단할 줄 알았는데, 막상 여러 명과 대화하다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신촌 그레이스클럽 파티 후기 — 첫인상은 15초가 아니었다

토요일 일정

오후 4시 반쯤. 강남역 오픽 시험장에서 출발했다.

시험 끝나고 바로 신촌으로 이동했다. 6시에 그레이스 클럽 소셜링 파티가 있어서.

입장료 10만 원. 장소는 노고산 스튜디오.

신촌 노고산 스튜디오 입구

창천 공영주차장

신촌에 차를 세워야 했다. 예전에 LST 영어스터디 모임 갈 때 한 번 와본 적 있는 창천 공영주차장을 찾았다.

두 번째 오는 곳이지만 익숙하진 않았다. 주차하고 나서 화장실에서 양치도 하고 옷매무새도 정리했다. 핫팩도 챙겼다.

춥더라. 5분 정도 걸어야 하는데 바람이 제법 차가웠다.

도착했을 때는 5시 55분. 나 혼자 왔다.

장소 — 개조 주택

장소를 찾는 게 좀 애매했다. 네이버 지도로 찾아봤는데 안 보이더라.

알고 보니 일반 주택을 개조한 스튜디오였다. 작은 2층 주택에 앤티크한 인테리어를 해놨다.

30~40명 정도는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는 20명 정도 왔다.

특이했던 건 신발을 벗어야 한다는 것. 일반 주택이다 보니 당연한 건데, 코트랑 신발을 한쪽에 쌓아두는 게 좀 웃겼다.

컨셉이 거의 정장, 비즈니스 느낌이었다. 다들 코트에, 치마에, 우아하게 차려입고 왔다.

방바닥에 도손도손 앉은 게 아니라, 스텐딩해서 테이블에 둘러서 서 있거나, 앤티크한 의자 여러 개 모아다가 앉아 있었다.

파티 장소 내부 — 앤티크 샹들리에와 스텐딩 테이블

먼저 와 있던 사람들

들어갔을 때는 남성 6명, 여성 2명 정도 있었다.

역시 파티는 늦게 오는 게 정석이지. 뻘쭘하게 서 있었다.

옆에 키 큰 남성분이 있었는데, 이야기 나눠보니 제조업 쪽에서 일하는 분이었다. 전공도 전기전자 쪽이라 나랑 비슷했다.

“둘이 좀 의지하자”는 느낌으로 메인 테이블 말고 옆으로 좀 떨어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귀가 멍해지더라. 그때까지 자기소개를 6번 이상 했으니까.

“같이 올라갈래요?” 해서 2층으로 올라가려는 순간, 누군가 이상형 질문을 던졌다.

나도 “전 안광이 좋은 사람이 좋아요” 하고 대답했다.

귓속말 게임

2층에 올라가서 이야기 나누다가, 아래층에서 커플처럼 보이는 선남선녀가 대화하는 게 보였다.

파티장 2층에서 본 1층 전경

“같이 이야기 나눠도 될까요?” 하니까 괜찮다고 해서 합류했다.

그러다 보니 그룹이 8명 이상으로 커졌고, 귓속말 게임도 하게 됐다.

나를 뭔가 선택해서 한 잔 슬쩍 마시고 들어보니, “이 중에 그래도 인상이 좋은 사람이 누구예요?” 뭐 이런 질문이더라.

파티에서 게임을 할 줄은 몰랐는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눈에 띈 사람

그러다 한 명이 새로 왔다.

예전에는 눈에서 빛나고 통통 튀는 사람한테 눈이 갔었는데, 요즘은 좀 달라졌다.

내면이 단단한 사람. 포장보다 진국인 사람.

그래서 조금 눈길이 갔다.

귓속말 게임에서 그쪽에서도 나를 한 번 생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면 좀 대화를 나눠봐야겠다.”

어디 사는지 물어봤는데, 같은 송파였다.

“지금 이차 갈 때가 아니라 그냥 둘이서 좀 얘기 안 하겠냐” 해서 이차를 갔다.

이차 — 송리단길 라운지의 디저트

이차 — 송리단길

이차는 송리단길에 있는 카페 겸 라운지였다.

편해서 좋았다. 메뉴에 두쫀쿠가 있길래 “어, 이거 나중에 먹어야지” 했다.

주문은:

  • 버터 알 감자
  • 치킨 & 감자튀김
  • 논알콜 샹글리아 (상대방)
  • 제로콜라 (나)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자꾸 나가는 얘기를 하게 되더라.

영어 과외 이야기, 대학생 시절 이야기, 토익 감독 이야기…

그러다가 실행력 얘기가 나왔다.

“실행력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과외 관련 이야기를 풀어주길래, 나도 내 얘기를 했다.

토익시험장에서 과외를 했던 얘기. 궁금해하던 애들한테 이렇게 말해줬다는 얘기.

그랬더니 “실행력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뭔가 인정받은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Better done than perfect

영어로 비슷한 문장이 있다.

“Better done than perfect.”

완벽하게 준비하느라 시간 쓰지 말고, 일단 하는 게 낫다.

내가 팀원들한테도 자주 하는 말인데, 이 자리에서 또 확인했다.

새벽 1시 귀가

동생분을 라이딩 해줘야 해서 새벽 1시에 끝났다.

그때까지 대화 나누고 집에 왔다.

첫인상은 15초가 아니었다

“사람은 첫 15초에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근데 이번에는 아니었다.

여러 명이 있는 자리에서 보다 보니 첫 15초가 달랐던 사람을 또 외따로 만났다.

그런 부분이 흥미로웠다.

사소한 관심이 고마웠다

이제 여러 사람과의 흥을 즐기기보다는 한 사람과의 깊은 대화가 오가는 게 더 좋았다.

차량 디스플레이 거치대에서 흔들거리던 태그미 네잎클로버 키링, 흩날리던 다니엘 트루스 밤쉘 향, 그리고 또 옆에 흔들거리던 디퓨저 고리.

차량 인테리어 디테일 — 네잎클로버 키링과 춘식이 거치대

차 모니터에 걸어둔 라이언·어피치 방향제, 춘식이 폰번호 거치대.

이런 사소하지만 내 취향에 대해 관심 가져주는 게 고마웠다.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