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의 금요일, 10년 만에 찾은 클럽

석양이 뿌옇던 그날, 맨정신으로 안주를 먹고, 10년 전 레이저 쏘던 클럽을 다시 찾았다. 인생의 챕터1이 끝나가는 밤.

석양이 뿌옇게 내려앉던 저녁이었다. 13일의 금요일. 왜인지 하늘이 선명하지 않았다.

석양이 뿌연 저녁 거리

LST 투게더에서 만난 인연들과 오랜만에 모였다. 스키캠프 얘기를 하다가 다시 보게 된 얼굴들. 연락하지 않았던 시간이 몇 년이었는지도 모르게, 그날은 자연스럽게 모였다.

가는 길에 본 해는 뿌연 채로 떨어지고 있었다. 금요일이라는 것과 13일이라는 숫자가 겹쳤다는 게, 뭔가 특별한 밤이 될 것 같은 예감이었다.


만나서 이야기하는데, 다들 술을 안 마셨다. 나도 술을 못 마시는 쪽이라 오히려 좋았다.

맨정신으로 안주를 먹는 저녁

맨정신에 안주를 밥처럼 먹었다. 육회, 튀김, 고기. 술이 없으면 대화가 어색할 거라는 생각은 기우였다. 오히려 기억이 또렷하게 남았다.

카페에서 나눈 대화

2차는 카페였다. 두쫀쿠, 햄버거 빵, 크림 음료. 밤이 깊어지는 속도가 느렸다.

그런데 연휴 전날, 솔로인 지금 이 모임이 끝나면 뭐하지? 같이 있던 동생과 눈이 마주쳤다.

“요즘 사람들 뭐하나 볼까?”


검색해보니 10년 전에 핫했던 클럽 자리에 새로 들어온 곳이 있었다.

LION SUPERCLUB.

LION SUPERCLUB 입구

이름을 보는 순간 반가웠다. 예전에 레이저 쏘던 시절, DJ 옆에서 박자 맞춰 조명 켜고 레이저를 담당했던 알바 시절의 그 DJ. 지금도 활동 중이라는 게 신기했다.

10년 만에 다시 찾은 그 자리. 감회가 새로웠다.


새벽에 무수히 들었던 노래들. 열정 넘치게 보냈던 지난 밤들.

그때는 몰랐다. 그게 인생의 챕터1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순간이었다는 걸.

안주 테이블

디저트와 버거

클럽을 나와 다시 버거를 먹었다. 새벽 두 시, 맨정신으로 먹는 버거는 묘하게 맛있었다.


챕터1이 끝나간다. 챕터2로 가야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가끔은 챕터1의 페이지를 다시 넘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날, 13일의 금요일은 그런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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